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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상담/대인관계

타인을 원망하는 것에서 벗어나기

누군가를 계속적으로 미워하고 복수만을 꿈꾸는 이들이 있다. 정신 편람 장애 진단에서 편집성 인격 장애. 일상생활도 잘하고, 사회적 기능에도 아무런 문제가 없으나 아내나 남편을 의심하는 의처, 의부증은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평범한 사람도 편집증적인 면이 조금은 있을 수 있다. 특정 대상을 미워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사회적인 기능마저 무너지는 경우가 있다. 부모, 선생님, 친구를 원망해가면서 주어진 시간을 곰팡이처럼 좀먹어가는 경우다. 

누구 때문에 나의 시험을 망쳤다. 그들이 미워서 공부가 되지 않는다 등의 이유를 내밀면서 원망만 하고 있는 경우다. 물론 그들에게도 이유는 있다. 차가운 부모, 형제와 비교당했던 어린 시절, 서투른 대인관계로 주변 사람들로부터 지속적으로 거절받기도 한다. 그러나 누군가를 미워하는 칼은 결국 자기를 향하게 된다. 


 상담실에 올 때는 아이는 “엄마 때문에.” 엄마는 “아이 때문에” 인생이 불행하다면서 서로를 탓하는 경우도 있고, 제삼자인 “누구 때문에.” 고통받고 있다고 한다. 

“때문에”라는 말로 지금의 현재 나의 고통이 주어졌다고 이야기함으로써 얻어지는 장점이 있다. 나는 아무런 책임을 질 필요가 없으며 모든 책임의 주체는 그로 돌리게 될 수 있다. 

즉 나는 피해자이며, 그는 가해자가 된다. 이렇게 함으로써 나는 힘이 없고 상대는 힘을 가진 존재가 되는 것이다. 내 삶의 주도권을 상대에게 넘겨버리게 된다. 

나는 현재 이곳에 있는데 마음은 “l’ll be there” 미운 대상에게로 옮겨간다.


이럴 때 심리학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인지. 정서. 행동치료에서는 행동 이론 중     REBT  A-B-C-D-E라는 모형의 틀이 있다. 

A(Acctivating event)는 사건이 생길 때, B(ration belief) 즉 개인의 신념으로 인해서 C(Consequence) 결과 즉 개인의 반응이나 정서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그런데, 스스로에 대한 잘못된 신념일 경우 B(irration belief) 비합리적 신념에 대한 D(Dispute) 논박을 통해 E(effect) 합리적인 정서의 결과를 이룬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부모가 나를 무척 화나게 한다.’-(Consequence)는 생각을 가진 이가 있었다. 부모님이 자신의 말투에 대해서 못마땅하게 여긴다-(Acctivating event)는 것 때문이다. 

그 내담자는 부모는 나를 판단하지 말아야 한다-(irration B)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때부터 질문을 한다. 당신은 부모를 판단하고 있지 않나? 

부모는 나를 판단하지 않는다는 게 가능할까?-D(Dispute). 

부모는 나를 판단할 수도 있고 평가할 수도 있다로 바꾼다. 내가 부모의 생각을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다.


즉 부모는 나를 못마땅하게 여길 수도 있고 부모는 나를 받아들일 수도 있는 것이다.(irration belief) -

E(effect)가 바뀌는 것이다. 부모님에게 서운하기는 하지만 화가 치밀어 오를 정도는 아니다

 물론 논박의 과정은 상담자와 내담자 사이의 라포 형성이 제대로 맺은 경우에만 가능하다.


 자신의 비합리적 사고를 고치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어떤 사건(Acctivating event)이 생길 때 즉각적인 감정(Consequence)이 생길 때도 있다. 내 안의 사고들은 예전처럼 자동적으로 사고하는 경우가 많으니까. 그렇기 때문에 멈추어서 내 안의 목소리를 귀 기울여야 한다. 


“때문에”라고 할 때는 내 안의 소망이 좌절되었음을 잘 들어봐야 한다. 

이 고등학생은 부모님에게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높았다. 성적도 원하는 대로 나오지 않으니 자신감도 없고 그렇다 보니 부모님에게 짜증 섞인 말투를 내뱉었다. 말투가 거칠다고 반복적으로 지적을 받으니 부모님이 나를 화나게 한다고 생각해버린 것이다.


부모와의 관계에서  아름다운 시절만 있는 이가 누가 있겠는가? 날씨가 밝았다고 찌푸리기도 하고 태풍이 불 때가 있는 것처럼. 지금 나는 이럴 수밖에 없다며 현재에 머물지 못하고 그때의 소리에만 귀 기울기고 있는 건 아닌지 바라볼 필요가 있다. 그리스 신화에서 항해할 때 반인 반수의 세이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선원은 결국 바다에 빠져버린다고 한다. 내 안의 소망이나 바람을 제대로 듣지 못하면 원하는 목적지로 가지 못하고 방황만 할 것이다. 결국 누군가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내가 가진 작은 힘이 무엇인지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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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lysses and Sirens 1891년 -John William Waterhouse

환상, 신화에 관심이 많았던 워터하우스의 작품. 오르페우스의 항해 중 만난 사이렌. 선원들은 귀를 막고 항해를 했으나, 오르페우스는 사이렌의 감미로운 소리가 듣고 싶어서 자신의 몸을 꽁꽁 묶어달라고 항해한다. 사이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 오르페우스. 사이렌의 유혹이 끈질기다. 오르페우스는 사이렌의 소리에 빠져 자신을 풀어달라고 했다고 한다. 한 명의 사이렌이 선원에게 말을 거는 것을 제외하고는 자신의 노랫소리에 귀 기울이는 오르페우스에게 모두 몰려간다. 결국 듣는 이에게만 잘 들리는 소리이다. 선원들은 묵묵히 자신의 항해를 한다. 여러 소리에도 내가 귀를 기울여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는 결국 선택의 몫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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